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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와린이 추천 와인

똑같은 1865가 아니다. 1865 셀렉티드 블렌드다 - 칠레 와인 추천

by 워윅 2021. 1. 24.

오늘은 정말 대박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구하고 싶어도 잘 구할 수 없는, 하지만 뭐 그렇다고 엄청 희귀템은 또 아닌 그런 와인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음. 2020년 가을쯤 쓱데이때 이마트에서 반값 할인했었고 그 뒤로 이마트에서는 씨가 말라버린 바로 그 와인. 마시려면 다른 와인 판매점으로 발품을 엄청 팔든가, 내년쯤 새로운 빈티지 출시를 기다려야 하는 바로 그 와인.

 

1865 셀렉티드 블렌드 2017 빈티지다. 

1865 Selected Blend 2017

난 흔히들 1865 와인으로 알고 있는 검은색의 붉은 테두리 되어있는 그 와인을 별로 안좋아한다. 네임 밸류로 치면 한국에선 특히 1티어 와인이지만 그에 비해 뭐랄까.. 뭐 가격도 3만원대로 착하고 다 좋은데.. 뭔가.. 좀 빠진 느낌. 그래서 내게 와인 추천을 하는 사람들에게 1865를 추천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다 1865라고 다 똑같은 와인이 아니다. 사실 1865는 수많은 파생 상품들이 있다. 10만원대를 호가하는 셀렉티드 콜렉션 피스코배럴 에이지드, 마스터 블렌드가 있고 일반적으로는 셀렉티드 빈야드 메를로와 까쇼, 그리고 샤도네이가 유명하다. 물론 저 피스코배럴 같은 경우는 풍미가 매우 좋아 추천해주고 싶으나 비싸서 패스. 

난 10만원 넘어가는 와인을 이 블로그에 매우 한정적으로 포스팅 할 예정이다. 와인 가지고 현학적 허세 떨 필요도 없고 비싸다고 다 풍미가 깊지도 않다. 요즘은 제 값 못하는 보르도 와인이 여기저기 판을 치고 있기에.. 그런건 포스팅 안함. 우리는 역시 가성비 와인, 마트 와인 추천, 와린이들을 위한 와인 이런걸 또 좋아하지 않는가. 옆으로 좀 샜는데.. 암튼 이 1865 셀렉티드 블렌드 정말 물건이다. 왜 대단한 와인인지 하나 하나 썰을 풀어보도록 함.

 

와인을 어느정도 접하다 보면 우리는 프랑스 와인 이외에 칠레나 스페인, 아르헨티나, 캘리포니아 와인 등에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한국 사람 입맛엔 대부분 칠레 와인이 가장 맞다고 본다. 그러하다 보니 1865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 유독 이 나라에서 인기가 많음. 사실 한국에서 골프가 인기를 끌며 1865의 매출도 늘어났다는 것은 업계 정설로 통하고 있다. 18홀 65타로 마무리하라는 의미를 담아 선물을 많이 하다 보니 아예 미니 캐디백 안에 1865 와인을 넣어서 팔기도 할 정도. 

Anyway, 그렇게들 칠레 와인을 접하다 보면 무조건 한 번 거쳐가는 것이 1865 시리즈인데, 어느정도 자신이 와린이를 벗어났다 싶으면 무작정 1865는 맛없는 와인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선물용 1865는 상당히 안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맹목적으로 1865를 까지는 말자. 여기엔 셀렉티드 블렌드라는 별도의 한정판이 매년 출시되고 있다는 사실.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마스터 블렌드까지 도전해보자. 달달한 와인을 좋아하는 여성들도 1865 셀렉티드 블렌드를 맛본 사람들은 다들 놀라곤 한다. 와인 입문자에게 풍미가 좋은 와인이란 어떤 것인지 소개해줄 때도 안성맞춤인 와인이 이 와인이다. 

 

와인리뷰

종류 : 레드와인

알콜 : 14.5%

산지 : 칠레 (Coquimbo)

품종 : 쉬라 72%, 말벡 17%, 쁘띠베르도 10%, 까르미네르 1%

당도 : 

산도 : 

바디 : 

타닌 : 

가격 : 3만원후반~50,000원 (작년 가을 쓱데이 때 이마트에서 25,000원에 출시해 난리가 났었지..) 

 

와인은 짙은 루비색상으로 역시 예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 와인이 신기한 이유를 알려줌. 보통 이 가격대 와인이면 심플한 풍미 내지는 뭔가 한 두가지로 설명 가능한 맛인데 이건 정말이지 미묘하면서도 굉장히 부드럽지만 바디감은 또 묵직하다. 이 와인은 알콜 도수가 14.5%인데 보통 이 정도면 말벡 위주인 와인들이 가져다주는 묵직한 느낌을, 때론 알코올 향이 강하게 여운으로 남는 와인들이 많다. 근데. 이거 딱 입에 대면 Sweet 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와인 정보를 보면 당도가 1~5중에 1이지만 다른 풀바디 와인보다 확실히 달다. 체감상 첫맛은 당도 2 이상은 되어 보인다.

 

처음 혀끝에 닿은 뒤 다른 부분으로도 맛을 보자. 확실히 좋은 레드와인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산도가 느껴진다. 동시에 처음 단 맛은 스르르 fade out 되면서 자두와 블랙체리 향이 확 올라오고, 1865 와인의 특징인 담배향(나쁘지 않은 담배향이니 참고)이 살짝 나게 된다. 이런 explosive한 과일 풍미는 이 가격대에서 굉장히 드물다. 확실히 블렌딩을 굉장히 잘했구나 라고 생각한다. 이 와인은 4가지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는데 첫맛은 쉬라와 까르미네르의 소프트하고 달콤한 맛 때문인 것 같다. 

늘 그렇듯, 와인을 혀의 모든 부분과 입천정으로 온전히 느껴보자. 이 복잡 미묘한 과실향. 아.. 너무 좋아. 저렴한 와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할인 가격으로 사면 3만원대에도 살 수 있는 와인인데 이러한 재미를 주는 와인이라니 그 블렌딩 실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항상 같이 와인을 즐기는 상대방은 카멜로드같은 스윗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작년에 이 와인을 맛보게 한 뒤로 최애 와인이 되어 항상 이걸 찾아 삼만리였으나 한정판이라 그런지 찾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우연히 운 좋게도 기흥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내에 위치한 와인 코너에서 발견.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 5병을 모두 가져왔다. 내년엔 2018 빈티지로 새롭게 한정판이 나오지 않을까 은근 기대가 되는 와인이다.

 

처음은 달콤하고 두 번째는 과실향이 터지며 세 번째는 풀바디 와인의 묵직함이 여운을 주는 재밌는 와인. 오늘도 역시 호주산 소갈비, 굵은소금, 그리고 레드 와인. 진리의 조합.

가산 탕진잼 :-)

알면 알수록 재밌는 와인의 세계. 여러 와인을 먹어봤지만 그래도 칠레 와인에 애정이 가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1865 셀렉티드 블렌드. 안 마셔본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와인. 병 브리딩을 1시간 정도 한 뒤 먹어도 좋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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