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본격 입문한지도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늘상 마트에 가면 와인코너에 들러 좋은 행사가 있는지 확인하는게 습관이 되었다. 이번엔 조카 생일 선물 사러갔다가 들른 기흥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와인 매장에서 아주 예외적이고 특별하게 스파클링 와인을 구매하게 되었음. 당연히 포스팅 하기로 결정함.
우리나라에 스파클링 와인의 종류를 치면 수업이 많은것들이 나오게 된다. 뭐든 시작부터 모르면 고르기 어려운 법. 일단 용어 정리부터 들어가자.
스파클링 와인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은 영어식 표현인데 이걸 프랑스(특히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한것)에서는 Champagne(샴페인),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Sekt(젝트), 스페인에선 Cava(까바), 그리고 이탈리아에선 Spumanti(스푸망테)라고 불린다. 흔히들 샴페인과 와인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와인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며 포도의 품종 및 제조 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정리하자. (나도 어렸을 땐 샴페인은 아예 별개의 술이고 스파클링 와인은 그냥 음료수같은 어떤 그런.. 와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병뚜껑 오픈하는 방식부터 일단 달라서 그렇게 생각했나봄)
모스카토, 그리고 모스카토 다스티의 유행
우리가 아주 흔히 마주하는 단어 Moscato(모스카토)는 가장 오래된 품종 중의 하나인 Muscat Blanc(뮈스까 블랑)을 이탈리아어로 표기하면 Moscato Bianco라고 칭하면서 생긴 단어다. 특히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Asti(아스티)지역에서 생산하기에 Moscato D'Asti 라고 쓴다. 이런걸 누군가에게 멋드러지게 설명할 수 있으면 되게 있어보이지 않음?
원래 이런 발포성 와인이 처음부터 유행하지는 않았다. 이전 포스팅에서 프랑스 와인의 역사나 5대 샤또같은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어 봤지만 와인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파가 되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여러가지 상품이 생기기 마련. 특히 이런 달달하면서도 탄산이 살짝 가미가 되어있고 병도 예쁜 와인들은 당연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풍미의 와인은 2000년 초반쯤에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했을거다. 지금은 편의점에서도 보이는 그 유명한 Villa M(빌라엠)의 전신인 Villa Muscatel이 바로 그 주인공임. 이게 또 어마어마하게 팔리기 시작하면서 (지금도 엄청 팔림.. 너무 달아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다른 상품들도 들어오게 되는데 그게 바로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이다. 당연히 엄청나게 성공했고 이제는 이런 풍미를 가진 와인의 대명사가 되어 달달하며 톡쏘는 맛이 일품인 와인을 찾을 때 소비자들이 "모스카토"라는 단어가 들어간 와인을 찾게 되었다. 이게 약간 대일밴드, 스카치테잎, 키미테, LG하이샷시같이 브랜드 하나가 해당 상품군 전체를 대표하는 단어가 된 셈이다.
모스카토 다스티와 아스티
모스카토를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음. 모스카토 다스티와 아스티 스푸만테.
둘 다 포도품종이 같고 이탈리아 피에몬테 아스티지역의 와인이다. 근데 뭐냐고? 이탈리아어 'd는 영어의 of를 뜻한다. Moscato D'Asti는 Asti의 모스카토라는 뜻이 되는셈. 여기까지 보면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두 제품을 구분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래에 차이점을 보기 좋게 정리해 봄.
모스카토 다스티 : 세미 스파클링 와인, 더 달고 스파클링은 적음(거품이 약함), 알콜 5.5%
아스티 스푸만테 : 스파클링 와인, 덜 달고 스파클링은 많음(거품이 강함), 알콜 7~9%
→ 그러므로 달달한게 더 땡기는날은 다스티, 청량감을 원한다면 아스티. "달다청아"라고 외우면 쉬움. 내가 만든 단어지만 진짜 잘 만든 듯. 크... 취한다...
이탈리아 와인 등급
와인 품질에 대한 규제, 통제가 가장 까다로운 나라인 프랑스에 A.O.C 체계가 있듯, 이탈리아 와인에도 당연히 등급이 있다.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는 D.O.C.G 등급이라고 라벨에 붙어있는데 과연 이건 어느 등급인 것인가 궁금한 사람을 위해 알려줌.
- DOCG : Denominazione d'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 DOC : Denominazione d'Origine Controllata
- IGT : 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 VINO : Vino da Tavola
이탈리아는 또한 EU에 속하는 국가로서 EU기준도 따르는데 DOCG와 DOC를 합하여 DOP로 표기하기도 하며 IGT는 IGP라고도 함. 아.. 복잡해...
아무튼, DOCG등급은 이탈리아 정부가 보증하는 최고 품질의 와인 등급을 의미하며 이탈리아 전체 와인 생산품의 8%내외만 이 등급에 속한다고 함.
참고로, DOCG라고 해서 무조건 엄청나게 비싼건 아니니 오해는 말자. Vino등급에서도 고가의 와인이 있다. (이탈리아 법을 어겨서 강등된 경우다)
와인리뷰
종류 : 화이트와인
알콜 : 5.5%
산지 : 이탈리아 (Piemonte)
품종 : 모스카토 100%
당도 : ■■■■□
산도 : ■■□□□
바디 : ■■■□□
타닌 : ■□□□□
가격 : 15,000~19,000원
병뚜껑부터 파란색으로 아주 예쁘다. 뭔가 좋은 자리에서 꺼내게 되면 기분부터 좋아질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코르크 마개에도 D.O.C.G등급이 딱 박혀있다. 상대방이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코르크를 보여주며 "이탈리아 정부에서 품질 보증 해주는 최고 등급이야" 라고 말해주자.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그럼 이제 와인을 따라보자.
Semi-Sparkling 와인 답게 적당하게 올라오는 거품이 매력적이다. 원래 모스카토 와인의 Flavor는 레몬, 오렌지, 배, 오렌지블라썸, 허니향이 기본적인 풍미다. 제조사의 설명답게 모든 향이 어우러져 매우 달달하며 어딘가 혀의 양쪽 끝에서는 투머치하지 않은 산도가 입 안을 감싸고 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잘익은 살구와 사과맛도 조금 느꼈다. 또한 아스티 스푸만테 만큼은 아니어도 청량감은 아주 살짝 느낄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또 이 탄산감을 좋아하지 않는가. 사실 이 탄산감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비추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의 풍미를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식도를 넘어가는 순간까지도 허니향이 진하게 남는다. 이 스윗한 맛에 이걸 급한 속도로 먹게 된다면 금방 취할 수 있으니 조심. 안주는 뭘 먹을까 하다가 간단하게 콘치즈 만들어서 견과류, 크림치즈와 함께 먹었음. 이삿짐 정리 다 하고 새벽 4시에 먹었는데 진짜 골로 갈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말벡의 풀바디 느낌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두 잔 이상 마시기엔 힘든 와인이 맞지만, 달달하고 맛있는 화이트 와인을 찾는 여성이라면 별 5개중에 4개반은 충분히 줄 수 있는 와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혼자 사는 여성에게 집들이 선물을 원한다면 이만한 가성비 나오는 선물도 없을 것 같다. 이 와인과 함께 구매한 트러플헌터 모스카토 다스티는 다음 포스팅때 리뷰 하도록 하겠음.
결론.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는 이탈리아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다.
가격은 만원 후반대로 저렴한 편이고 상대적으로 여성취향인 스윗한 와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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