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인 이야기/와린이 추천 와인

와린이들을 위한 와인 #4, 토마시 그라티시오 (아마로네*를 경험해보자)

by 워윅 2021. 1. 6.

오늘은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하자..) 아마로네를 경험할 수 있는 이마트24 극강의 가성비 이탈리아 와인. 토마시 그라티시오 아파시오나토에 대한 리뷰임. 먼저 이름에 대한 설명부터 가보자.

 

토마시 (Tommasi) : 생산자의 이름. (프랑스와인에서 볼 수 있는 샤또같은 개념)

그라티시오 (Graticcio) : 포도 말릴 때 사용하는 대나무 재질의 선반을 말함.

아파시오나토 (Appassionato) : 와인 만드는 방법 중 아주 독특한 아파시멘토 공법을 뜻함.

토마시 그라티시오 아파시오나토 2018

위 세 단어를 통해 본다면 이 와인은, 이탈리아의 토마시라는 생산자가 포도를 대나무 재질 선반에서 말린 뒤 아파시멘토라는 독특한 공법을 통해 숙성시켜 만든 그런.. 그런 와인이라는 뜻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건 그래도 양반이지 엄청 있어보이는 이름이지만 본래 뜻은 허무한 단어들도 있다. (예, BMW = 바이에른 뮌헨에서 만든 자동차)

이 와인에 대한 부연 설명중에 빠지지 않는것이 "합리적인 가격에 아마로네를 경험하다" 일것이다. 과연 아마로네는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로네(Amarone) : 메디치 가문이 사랑한 최고급 레드와인.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베네토주에서 만들며 이곳은 포도 재배에 특화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아마로네는 이 지역에서 매우 소량 생산되며 감미로운 풍미의 아마로네에 몸과 마음이 녹아버릴 정도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이 매력적인 와인은 이전엔 왕이나 귀족들만이 누리던 사치품이었다. 원래 "아마로네"는 "달지 않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함. 원래 베네토주에서는 달달한 와인만을 생산했는데 실수로 지나치게 발효된 결과 아마로네가 탄생했다고 함.

(난 이 얘기를 들으면 홍어가 떠오른다. 홍어는 원래 삭혀먹는 음식이 아니었으나, 냉장시설이 없던 예전 흑산도에서 나주까지 뱃길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더운 여름철에 자연스레 삭혀진 것임. 근데 이게 다른 생선과 달리 썪지도 않고 독특하게 톡 쏘는맛이 좋아 그 뒤로 이렇게 삭혀 먹게 되었다고... 정약전의 자산어보가 말해준다) 

단지 소량생산이라는 이유로 사치품은 아니었다. 이 까다로운 와인은 독특한 제조법 때문이다. 양질의 포도를 골라 대나무 발 위에서 4개월 건조시켜 당도를 높인 뒤 천천히 발효시키는 숙성기간이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이다. 여기에 병입 후 다시 1~3년을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전 세계 유일무이의 아마로네가 탄생하게 된다.

근데 주의할점! 토마시 그라티시오 아파시오나토를 마시고 어디가서 제대로된 아마로네 와인을 마셔봤다고 말하면 안된다. 그저 살짝 경험해 보는 정도라고 생각해야지 원래 아마로네 와인은 희귀하기도 하지만 매우 독특한 향이 있기때문에 이 와인과 비교하는것은 살짝 무리가 있다. 그리고 그런건 아직 와린이 추천 와인이 아니다. Anyway, 오랜만에 이 와인을 다시 마셔본 후기 본격적으로 시작.

 

매혹적인 여인의 입술같다. 예쁜 루비색상의 토마시 그라티시오

이 와인 역시 코르크 타입. 정갈하게 따주자. 일단 이 와인 굉장히 색감이 예쁘다. 밝은 루비색상으로 기분좋게 만드는 와인임을 알 수 있다. 달달할 것 같지만 스월링 후 향을 느껴보면 어딘가 모르게 알콜 향기가 짙다. 어라? 아마로네 와인을 경험하라면서 이건 뭐지? 첫 번째 반전이다. 살짝 실망할 찰나에 맛을 보면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 달달함은 뭐임? 두 번째 반전이다. 토마시 그라티시오는 색감과 향만으로 판단하면 안된다. 막상 마셔보면 역시나 복합적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으며 끝 맛에 타닌감은 거의 없다. 아마도 타닌감 강하고 바디감 묵직한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와인의 매력에 빠질 만 하다.

 

종류 : 레드와인

알콜 : 12.5%

산지 : 이탈리아 (Veneto)

품종 : 코르비나(Corvina), 론디넬라(Rondinella)

당도 : 

산도 :

바디 : 

타닌 :

가격 : 2만원 중반

 

여기서 잠깐 동작그만. 와린이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포도 품종이 두 개나 나왔다.

①코르비나(Corvina) : Cruina로 불리기도 함. 피노누아만큼 재배하기 까다로운 품종이며 체리, 아몬드 향이 있음. 이 코르비나 포도는 껍질이 얇아서 타닌은 약하며 산도는 높다. 토마시 그라티시오의 느낌 대부분은 이 코르비나 때문임.
대부분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 자람.

②론디넬라(Rondinella) : 코르비나 포도와 단짝. 그 얘기는 둘이 자주 블렌딩 된다는 뜻임. 코르비나에 허브향과 후레쉬함을 주기 위한 용도라고 함. 까다로운 품종은 아니며 이녀석도 이탈리아 베네토 지방에서만 대부분 생산 됨.

*칠레, 프랑스와인을 주로 마시는 사람들에겐 그래서 낯선 품종임.

자.. 그러하다. 까쇼나 말벡같이 한국 사람 입에 촤악! 달라붙는 어감은 아니지만 알아 두자. 이 와인은 과하지 않은 과일이나 스테이크 어디에도 잘 어울릴 법한 와인이며 와인 초보인 누구와 마셔도 역시나 좋을 법한 와린이 추천 와인이다. 조만간 호불호가 꽤나 있을 와인도 포스팅 하겠지만 그 와인은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그건 이해좀...

 

연휴때야 신나게 글을 써내려갔지만 야근하고 집에와서 블로그 포스팅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근데 글이 하나 하나 쌓여갈수록 누군가 내 글로 좋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고 나도 내 생각과 지식을 정리할 수 있다는게 참 좋은 것 같다. 수익을 위한 뻔하고 자극적인 포스팅, 조회수 높은 키워드만으로 점철된 블로그도 뭐 나쁜건 아니다만 내 스탈이 아니라 패스...

다음엔 더욱 핫한 와인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음. 

 

나 근데 너무 레드와인만 올렸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