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모르면 안되는 와인 매너 #2 - 호스트 테이스팅, 와인 고르는 법

오늘은 모르면 안될, 모르면 정말 없어보이는 와인 매너 2편이다.

지난번 포스팅때 건배, 첨잔, 스월링 등에 대해 알아보았는데(1편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 링크 참조) 이번엔 테이스팅과 와인 고르는법, 추천해주는 법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 해 보도록 함.

 

2021/01/03 - [와인 이야기/알아두면 유용한 와인 상식] - 절대 모르면 안되는 와인 매너 #1 - 건배, 첨잔, 스월링, 산적TV (갑자기?)

절대 모르면 안되는 와인 매너 #1 - 건배, 첨잔, 스월링, 산적TV (갑자기?)

 

1. 호스트 테이스팅

이게 뭐냐고? 우리가 좀 격식있는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 가면 종업원이나 소믈리에가 와인을 가져오고 아주 살짝 따라주며 시음해보라고 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게 호스트 테이스팅이다. 이건 와린이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제대로 아는 사람이 잘 없다. 제대로 알고 망신당하지 말아야 하는데 우선 몇 가지 포인트가 있어서 정리해봄.

 

① 호스트 테이스팅의 유래

쉽게 말해 독이 있나 없나 확인하는 절차였다. 와인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고대 로마시대에도 굉장히 유행했었다. 이때는 정치적으로 대결구도에 있는 자들이 음식에 독을 타 적을 독살하려는 시도들이 많았다고 한다. 야권 인사가 여권 인사를 집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며 와인에 독을 타 암살하는것이지.

좀 끔찍하지? 그래서 초대한 집 주인(호스트) 먼저 시음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보는게 첫 번째 설.

 

두 번째 설은 와인 제조 및 보관에 관한 것인데, 당시에는 좋은 설비나 재료가 있었을리 만무하고 보관 방식도 제각각이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수많은 블로그 포스팅이나 유튜브에 와인 보관법에 대해 정보가 넘쳐나지만 그때야 뭐.. 그래서! 와인이 변질되거나 매우 저품질이 된 것을 손님에게 대접할 수 없으므로 주인이 먼저 맛보는 풍습이 생겼다는 것.

 

② 테이스팅은 남자, 여자 누가 하는가?

호스트 테이스팅의 유래를 보면 이에 대한 대답이 쉬워진다. 먼저 그 자리를 주최한 사람(호스트)이 하는게 맞다. 근데 호스트 테이스팅의 유래 자체가 손님과 여성을 배려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호스트가 여성일 경우 자리에 있는 남성에게 의뢰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굉장히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레이디 퍼스트가 몸에 밴 남성들이 호스트 테이스팅을 여성에게 권하는 경우다. 서로 이런걸 모르는 사이면 상관 없지만 이건 전통적으로 남성이 하는게 맞다. (업계 국룰은 따라주자) 늘 그렇지만 이런 룰을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을 보는 시선은 굉장히 좋지 않다. 

 

③ 그럼 요즘에도 굳이 왜 하는가?

호스트 테이스팅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임. 근데 독살의 위험이 거의 전무한 요즘 이걸 왜 하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풍습에 따르는 것이기도 하고 품질 체크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가장 많이 착각하는게 이것이다. 품질 체크지 맛 체크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맛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라는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빈티지의 상태를 확인해 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와인의 맛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교체를 요구하면 괜히 망신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오래되지 않은 영빈(Young Vintage)의 경우 밝은 루비색이거나 진한 색으로 뚜렷해야 하는데, 만약 색상이 탁하다면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오래된 빈티지의 경우엔 산화 여부를 확인해보자. 시음 했을 때 맛도 향도 불쾌할 수 있어 바로 알 수가 있다. 오래된 빈티지가 이러면 안된다. 이럴 땐 매니저나 대표를 소환해 좀 진상을 부려도 괜찮을 것 같다.

 

자, 시음한 사람이 향과 맛을 체크해 보고 괜찮다 싶으면 소믈리에나 종업원을 향해 살짝 웃어주자. 이때 품질 체크한답시고 쩝쩝거리며 맛을 보거나 신입생 환영회 하듯 원샷하진 말자. 그 다음엔 레이디 퍼스트다. 

시음(남성) → 여성 → 다른 남성 → 시음한 남성 순서로 따라주면 된다. 뭐이리 복잡하냐고? 몇 번 해보면 당연한 거고 와인은 이게 즐거움이고 맛이다.

 

2. 와인 고르는 방법

테이스팅을 무사히 마쳤으면 이제 와인을 골라 보자. 당신이 모임의 주최자이며 와인을 골라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 멤버들의 취향을 물어보아야 한다. (요즘엔 코로나 5인 이상 집합 금지라서 이런 자리도 많이 없겠지만...)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한데, 드라이하고 타닌감 높은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모스카토 다스티 시리즈나 빌라M같은 와인을 대접한다면 엄청 실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매우 달달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풀바디에 묵직한 트라피체 말벡이나 알콜 도수 높은 포트와인 같은 걸 추천하면 거의 재앙 수준이 될 수 있다. 

내 최애 와인. 트라피체 말벡 싱글빈야드 2015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올드 빈티지를 고르는 것은 굉장히 Risky한 행동이 될 수 있다. 5대 샤또 올드 빈티지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어서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해당 와인을 고르는 것은 비추. 그런 와인들은 보관 방법, 시음 적기 등에 따라 맛이 천차 만별이므로 소믈리에에게 상담해 본 뒤 고르는게 옳다.

 

이외에도 화이트를 좋아하는지 레드를 좋아하는지, 어느 지역 와인을 좋아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들어 선물할 대상이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 화이트 와인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거의 그것만 마시는데, 좋은 와인 선물한답시고 전혀 반대 성향의 레드와인 또는 샤도네이를 선물한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므로 주의하자. 와인의 종류, 와인 산지, 포도 품종에 대해서는 차차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음.

 

 

3. 와인을 더 마시고 싶지 않을 때

만약 내가 와인을 곁들인 식사자리에 초대를 받았으나 나는 알쓰라 와인 몇잔에도 취한다면 의사를 충분히 전달해야함. 조금만 와인을 받도록 하며, 와인을 받고 남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 첨잔을 정중히 거부하고 싶을 땐 손바닥으로 글라스 위를 살포시 덮는 제스쳐를 취하자.

 

매너있게 와인 첨잔을 거절하는 방법

총 2편에 걸쳐서 꼭 알아두면 좋은 와인 매너를 포스팅 해 보았다. 이 외에에도 와인 관련 매너, 습관, 예절, 상식은 수없이 많아서 추후 지속적으로 포스팅 해 보겠음. 1편, 2편만 알아도 예의 없다는 소리는 들을 일 없으니 알아두면 좋을 듯.

다음에 봐요 우리.

 

그나저나 내일은 오랜만에 출근인데 뭘 마시고 자야 우울함이 덜 할까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