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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와린이 추천 와인

코노수르 20배럴스 카베르네 소비뇽 (Cono Sur 20 Barrels) - 새마을 구판장 와인 추천

by 워윅 2021. 3. 14.

회사 업무에 지쳐 살다가 한 달 간 블로그를 손놓고 살았다. 잠자기 바쁘고 틈나면 골프연습장으로 달려가며 돌아와선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히고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며 자는게 일상이 되었다. 한창 와인을 즐기던 때가 그리울 때 쯤, 와인 거치대에 놓여있는 아이가 문득 생각났다. 소개하자면 늘 할 말이 많아지는 와인.

바로 코노수르 투웬티 배럴스 카베르네 소비뇽(Cono Sur 20 Barrels Cabernet Sauvignon)이다.

보통 코노수르 하면 자전거 문양을 떠올릴 사람들이 많을텐데 여기는 해당 그림을 찾을 수 없다. 이건 급이 다른 와인이니까. (그렇다고 뭐 겁나 비싼건 아니다..) 코노수르 20배럴즈 시리즈는 원래 말그대로 최고의 품종을 엄선해 20배럴만 생산하였던 한정판(Limited edition)이었고 그 첫 빠따는 피노누아 였던걸로 기억한다. 이게 먹히니까 그 뒤로 메를로, 까쇼, 쉬라,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등으로 확장판이 생긴거라고 보면 됨. 위 사진에서 보이는 까쇼도 한정판이라고 딱 써있는 뽐새가 왠지 사고싶게 생기지 않았음?

이쯤에서 칠레 와인과 코노수르에 대해 잠시 알아보고 넘어가자.

 

칠레 와인의 변화 (맛없는 값싼 와인 → 맛있는 가성비 와인)

2021년 현재의 칠레와인의 입지는 엄청나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적합한 와인이 나는 칠레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라고 생각함. 근데 사실 칠레 와인은 1990년대 이전엔 값싸고 드럽게 맛없는 와인 이미지가 있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듯 하다. 역사적으로 칠레는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서 유럽의 와이너리들이 이곳에서 외주생산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관리도 잘 안되고 양조기술이 제대로 전수되었을리 만무하다. 오랜 기간 와인을 만들어온 토지와 기후를 가진 나라임에는 맞지만 그저 싸게 대량으로 만들어서 팔면 그만인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살짝 싼마이 이미지를 탈피하게 된데는 역시 우리 큰형님의 자본력이 도움이 되었다. 그 큰형님이 누구냐고? 이름만 들어도 포스가 느껴지는 프랑스 5대 샤또 중 하나, 샤또무통로쉴드다. 칠레 와이너리들은 떼루아적인 측면에서 매우 훌륭한 곳들이 많다. 단지 기술이 부족한 것이었는데 이걸 무통로쉴드 행님이 먼저 칠레의 유명한 와이너리인 로스 바스코스(Los Vascos)에 제안하게 됨. 얘네도 나름 1750년에 창업한 유서깊은 와이너리다. 로스 바스코스는 샤또무통로쉴드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고 지금 판매되고 있는 로스 바스코스는 보르도 최강 샤또의 기술이 들어간 훌륭한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 맛은 1등급이면서 가격은 5대샤또 대비 10%미만이니 미국인들이 환장하지. 엄청나게 팔았을거다. 

 

이러한 사례는 또 있다. 이번에도 샤또무통로쉴드 형님인데 로스바스코스에서 재미를 보았는지 다른데를 찾아보기 시작함. 그래서 찾은게 콘차이토로(Conchay Toro)라는 와이너리다. 우리에겐 이마트 마르께스(Marques)로 익숙한 그 와이너리다. 얘네랑 합작해서 만든 와인이 이마트에서 늘 밀어주고 있는 알마비바(Almaviva)다. 앞으로 이마트에서 알마비바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프랑스 보르도 최강 기술과 칠레의 최강 와이너리가 만나 탄생한 가성비 굿 와인으로 생각하고 한 번 쯤 구매해보길 바람. 아는만큼 보인다는건 진리다. 

 

자.. 이렇게 프랑스 이외에도 여러 자본 및 기술이 칠레에 들어오면서 부터 기존의 값싸고 맛떨어지는 칠레와인의 이미지는 점점 잠재력이 높은 와인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값싸고 맛없는 저품질 와인이 맛은 좋은데 가격이 아주 착한 와인으로 바뀐 것. 우리는 지금 후자를 먹고 있는 것이다.

 

코노수르(Cono Sur)

사실 코노수르는 남아메리카에서도 남부지역을 일컫는 스페인어다. 뜻은 이렇고, 우리는 코노수르 와인에 대해 알아보고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위와 같이 가성비 와인으로 변화한 칠레 와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럼 가장 대표적인 와인이 무엇이냐 라고 물으면 나는 코노수르라고 대답할 것 같다. 1993년에 설립된 코노 수르는 후발주자 다운 새로운 발상과 기술로 와인을 만들어왔다. 애초에 고급 샤또와인과는 달리 캐쥬얼하고 맛있는 와인 제조가 목표였던 것이다. 대량으로 생산하는 와이너리답지 않게 2000년에 들어서는 Organic 농법 프로그램도 시작했는데, 포도밭을 자전거로 도는 의지를 보였다. 이게 Show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 자전거가 코노수르의 상징이 되었고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보는 그 그림이 바로 이것이다.

대표적인 가성비 와인, 코노수르 샤르도네 2018.

자전거 하면 투르드프랑스(Tour de France)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이 경기는 3주에 걸쳐 프랑스 지역 3,300km를 완주하는 엄청난 경기다. 2014년에는 와인없계 유일하게 오피셜 스폰서가 되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함.

 

잡썰이 길어졌다. 아무튼, 이정도면 코노수르에 대해 어디가서 꿀리지 않을 정도의 지식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내가 포스팅 하고 있는 이 투웬티 배럴스(20 Barrels) 시리즈는 코노수르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와인이기에 더욱 특별한 와인이다. 어설프게 코노수르에 대해 1만원대, 2만원대 와인만 마셔본 사람은 코노수르는 이정도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저 값싼 와인이라고만 결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늘 고급라인은 존재하는 법. 신발이나 의류에도 별도의 Black edition, limited edition 따위가 있듯, 이 와인도 그런 거라고 보면 된다. 

 

와인 리뷰

종류 : 레드와인

알콜 : 13.5%

산지 : 칠레(Maipo valley)

품종 : 카베르네소비뇽 95%, 쉬라 5%

당도 : 

산도 : 

바디 : 

타닌 : 

가격 : 5~9만원대(판매처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와인 중 하나다)

 

코르크를 덮고있는 윗부분에 선명하게 20Barrels Limited Edition이라 쓰여있다.

역시나, 아주 전형적인 칠레산 레드와인, 그 중에서도 까쇼의 전형적인 색상이다. 짙은 루비색상. 첫 맛이 달달한 와인은 아니다. 와인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야 투웬티 배럴즈 시리즈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와린이들이 마셔봤을 때 처음부터 강렬한 와인은 아니다. 당도1에 바디감5라고 표현했듯, 이 와인은 의외로 묵직하다. 저렴한 코노수르 레드와인만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묵직함에 다소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저렴한 와인축에 드는 와인들은 피니쉬가 길거나 깊은 여운을 가지지 못한다. 그에 반해 투웬티 배럴즈는 초반부터 블랙베리, 블루베리 향이 오래 가는 편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오크향과 스모키향 그리고 이어지는 묵직함.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나 나는 매우 좋음. 아주 좋음.

볼 때마다 참 예쁜 까쇼의 색상

이런 2단계 느낌이 있고 없고가 5만원 언더 와인과 그 이상 와인을 결정하는 요소인 경우가 많다고 경험상 느낀다. 나는 마실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부르고뉴 와인들은 3단계, 4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혹시 내게 올지 모를, 언젠가 한 번은 내가 직접 구매해서라도 마실 그 순간을 위해 내공을 쌓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조차도 누구에게 강요할 일도 아니며, 3만원 언더 와인을 주로 구매해 마시는 사람들을 절대 얕잡아 보지도 않는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자신이 최근에 어떤 와인을 마셔봤는데 그게 얼마짜리고 니가 그 맛을 아냐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쓸데 없는 이런 현학적 허세를 와인에 접목하는 사람들은 특히 프랑스 와인 애호가들 중에 아주 많다. 그도 그럴것이 프랑스는 정말 와인의 시작이자 끝이며 프랑스 와인을 모르고는 와인을 깊이 있게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서 이해는 하지만 그 뒤에는 위와 같은 재수없는 사람들도 많은 법이다. 하이엔드급 와인 시장에 그런 천박한 인간들이 많다는게 아쉬운 현실이지만 뭐.. 그게 인간의 본성이고 세상 다 그런거지.

 

아무튼, 요즘 일부 LH직원들로 전 국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도 있다. 참 코미디 같은 세상이다. 코로나도 지속적으로 수백명씩 나오고 있고 참 우울한 요즘 시기에 와인이나 한 잔 하면서 기분이나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인듯 하다. 적당히 기름진 육류와 함께 잘 어울리는 칠레산 레드와인. 코노수르 투웬티 배럴즈 카베르네 소비뇽 (Cono Sur 20 Barrels Cabernet Sauvignon, Limited Edition) 리뷰였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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