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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와린이 추천 와인

무조건 마셔야할 인생 와인 -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 콜레토 (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Coletto)

by 워윅 2021. 2. 11.

드디어 나의 최애 와인을 포스팅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글을 쓰면서도 너무나도 기쁜 이 순간.

와인을 즐기다보면 (또는 와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당신은 어떤 와인을 가장 좋아하나요?"

내 대답은 항상 똑같다.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

 

나에게 어떤 영화를 가장 좋아하냐는 말에 늘 한결같이 "펄프픽션"이라고 말하는것과 똑같다.

(갑자기 한 번 더 보고싶네..) 아무튼, 나에겐 정말 특별하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와인. 내게 훌륭한 와인이란 어떤것인지 진정성 있게 처음으로 다가왔던 와인. 틈만 나면 사들이는 와인이 바로 이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이다. 물론 세상엔 훌륭한 와인이 수천, 수만가지 있겠지만 늘상 옆에 두고 먹기엔 고가의 와인들이 많아 그것들은 패스. 항상 옆에 두고 자주 마실 수 있는 가격대와 그 가격대에서 가장 훌륭한 나만의 최애 와인을 찾는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날은 지인이 낮에 소고기를 먹자고 하여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하나 가져가겠다고 함. 나가기전에 한 컷 찍어봄. 2015 빈티지다.

Trapiche Single Vineyard Malbec Colleto 2015

이 와인을 설명하기 위해 트라피체라는 와이너리와 아르헨티나 주력 포도품종인 말벡에 대해 잠깐 알아보고 가자.

 

트라피체(Trapiche)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 이젠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 중 하나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야말로 아르헨티나 와인의 상징이 되어버렸지. 얼마전에 유튜브의 와인킹이라는 유명한 마스터 소믈리에가 이스까이(ISCAY) 말벡을 엄청나게 훌륭한 와인으로 소개하여 화제가 되었는데 이것도 트라피체 작품이다. 그리고 말벡하면 보통 가성비 와인으로 브로켈을 많이 생각하는데 그것도 트라피체 제품.

 

그래서 얘네는 어디 위치해 있는가? 안데스 끝자락에 위치해 있고 그곳에 멘도자(Mendoza)라는 동네에 위치한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대부분이 이 동네에서 생산되고 있다. 여기는 전통 방식과 첨단 기술의 이상적인 배합을 통하여 뛰어난 와인을 제공하고 있는데, 예를들어 끊임없이 프랑스, 미국,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협업해서 뛰어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점만 봐도 충분히 인정할만하다. 자기들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와이너리들은 그런 짓 안하거든.

트라피체는 국제 와인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뒤로 1889년에 처음으로 파리에서 상을 받았고, 1920년에는 트라피체의 두 브랜드(Fond de Cave, Broquel)가 유명해져서 전세계의 이목을 잡기 시작했음. 1970년대부터는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져서 수출이 엄청 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함.

 

그렇게 대단한 와이너리인 트라피체의 규모는 얼마나 할까? 얘네는 1,255 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을 가지고 있고(엄청 큰거임...) 위에서 말한 멘도자의 300개가 넘는 업체(Growers)들과 협약을 맺고있는데 얘네한테 포도 재배 시즌에 교육도 해주고 좋은 퀄리티의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서로 끊임없이 소통한다고 함. 2020년 1월 27일에 트라피체는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상을 받는데 상 이름이 "New World Winery of the Year Award"란다. 올해의 신흥국 와이너리상... 직역하니 이상하다. 이 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ine Star Awards에서 받은건데 이 어워즈는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것이니 아르헨티나 와인이 어디 듣보잡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듣보잡 되는거다.

 

아르헨티나의 말벡(Malbec)

아르헨티나의 주력 포도 품종인 말벡은 까맣고(inky) 미디엄 바디에 드라이한 레드 와인을 만드는데 후각과 미각에서 Dark Fruits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게 보통이다. 이 와인은 은근 프랑스의 말벡보다는 타닌감이 좀 부드러운 편이다. 왠지 느낌은 아르헨티나 말벡이 더 타닌감이 강할것 같잖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점. 와인의 포도는 어디에서 재배되었는지가 퀄리티, 맛, 품이에 가장 결정적인데 이런 와인업계의 특성때문에 아르헨티나 말벡은 급속도로 전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 그 이유는?? 바로 높은 고도와 그곳의 기후, 토양 때문이다. 즉 떼루아가 아주 타고 난거지. 아르헨티나 말벡하면 항상 어느 서적이나 사이트를 보아도 높은 고도에서 오랜 기간 키워 정성스럽게 수확했다는 말이 많다. 가장 특장점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강조하는 것 같다.

참, 그리고 이거 하나 말하고 가자. 말벡의 원조가 아르헨티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르헨티나 와인의 주력 포도가 말벡이기 때문에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근데 사실 오리지날은 프랑스라는거. 프랑스 보르도 와인이 블렌딩 위주라고 이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기억이 있다. 이 블렌딩에 들어가는 여러 품종 중에 주요 5품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말벡이다. (일명 보르도 블렌딩이라 불리는 5가지 품종은 까베네소비뇽, 메를로, 까베네프랑, 쁘띠베르도, 말벡이다. 근데 웃긴건 요즘 프랑스에선 거의 말벡을 재배하지 않는다고함. 아웃소싱해서 만드는 걸 보면 아르헨티나 말벡이 더 좋다는 소린가? 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무튼 이제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말벡이 자라는 곳은 아르헨티나가 맞다. 프랑스의 말벡과는 완전히 다른 버젼의 구조와 향을 가졌고 아르헨티나 말벡으로 만든 와인들은 병입 후 수년 간 숙성한 뒤 마셔도 좋다. 이 와인들은 당연히 붉은 육류와도 어울리지만 향신료가 들어간 것과 특히 잘 어울림.

 

와인리뷰

종류 : 레드와인

알콜 : 14% (이전 빈티지는 14.5%~15%였는데 다소 낮아짐)

산지 : 멘도자(Mendoza)

품종 : 말벡 100%

당도 : 

산도 : 

바디 : 

타닌 : 

가격 : 5만원대 (가끔 7만원에 파는곳들도 있는데 그런데선 사지말자)

 

보통 트라피체 말벡이라고만 하면 9,900원짜리 또는 1만원대 하위 티어 레드와인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그걸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모르겠다 내가 이 싱글빈야드 콜레토에 너무 애정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반드시 (이마트기준) 5만원대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 "콜레토"를 찾아서 구입해보길 바란다.

이 콜레토(Coletto)가 뭐냐면 트라피체와 협약을 맺은 여러 포도밭들 중에 특별히 엄선된 포도밭들이 있고 그 중 콜레토라는 포도밭(Vineyard)에서 만든게 바로 이 와인이라는 뜻이다. 이 콜레토에서만 수확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싱글빈야드(Single Vineyard)라는 말이 라벨에 붙어있는것이고 이게 없는 다른 와인들은 멘도자 지역의 여러 밭에서 포도를 가져와 썼다고 보면 된다. 어찌보면 이 싱글빈야드 개념은 프랑스로 치면 부르고뉴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보르도와 달리 포도밭의 개념으로 운영하는 곳이 부르고뉴이기에..)

풍미가 완전 다르고 이게 말벡 맞나 싶을 정도로 소프트한 목넘김을 느끼게 해주지만 역설적으로 입안에 풀바디한 느낌까지 가져다 주는 훌륭한 와인이다. (이정도면 거의 홍보대사 수준이네)

Anyway, 내돈 내산 후기이며 광고료 1도 없지만 콜키지 프리로 소고기와 함께 곁들인 곳도 같이 소개해보자 함.

분당구 정자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육블럭

지인과 함께 낮술을 즐긴 곳이다. 분당구 정자동에 있으며 소고기는 투뿔급으로 다소 가격대가 있지만 맛은 보장하니 근처에 사는 분들은 한 번 가봐도 후회 없을만한 곳이다. 대낮부터 지인과 좋은 고기에 술 한 잔. 얼마나 좋은가.

좋은 장소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시작하며 코르크 개봉. 말벡답게 역시 매우 짙은 빛깔을 띄는 와인이다. 피노누아를 메인 품종으로 하는 부르고뉴 와인은 핑크 빛깔이 아주 예쁜것과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물 마실 때도 잔을 흔들어 향을 맡는게 습관이 되었으니 나도 참..

블로그 올리다보니 또 먹고싶다...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 콜레토는 먼저 오크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기분좋게 한 모금 입 안에 머무르게 해보자. 이게 뭐지??? 할 수 있다. 내 생각엔 감초향 때문인것 같다. 감초의 감이 甘(달 감) 아니던가. 근데 이 맛은 스파클링 와인의 그런 달달함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오히려 과일 중에서도 검은 빛깔이 나는 과일에서 나는 약간의 그 달콤함이라고 하는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 감초와 커피향 비슷한것이 매우 기분좋게 만들며, 확실히 이전 빈티지보다 0.5%~1% 차이가 나서 그런지 Full~~!! 바디함은 2015빈티지엔 없다. 오히려 그 점이 나에겐 더 좋게 다가왔다. 

좌 채끝, 우 살치

역시 레드와인과 소고기는 영원 불멸의 조합 아니던가. 와인 가져가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던 날이었다. 매일 마시기엔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중요한 날, 특별한 날 와인에 5만원정도 투자하는게 크게 부담되지 않는 분들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와인이다. 와인 거치대에 항상 트라피체 싱글빈야드 말벡 콜레토가 있었는데 오늘 여기 가져와서 먹는바람에 텅 비어있는게 왠지 허전하다. 조만간 마트든, 구판장이든 가서 3병정도 사와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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